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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증

[AICPA] 최종 후기/1년 10개월 공부/직장인+전념자

2022년 1월부터 강의를 수강하고 2023년 10월 31일에 마지막 시험을 봤다.
22개월 동안 공부해서 AICPA 모든 과목을 Pass 했다.
 

다섯 번의 시험 후 모두 합격

 
공부하면서 느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의지
AICPA는 한 달만 공부하면 끝나는 간단한 시험이 아니기 때문에 어떻게든 끝까지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또한, 오랜 기간 공부하는게 쉽지 않기 때문에 환경 설정도 중요하다.
 

명확한 목표
업무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서 입사한지 3개월 후에 바로 공부를 시작했다. 공부를 통해 업무 이해도가 올라가니까 일 하는게 재밌었고, 회계법인으로 이직할 계획도 세웠다 (지금은 계획이 변경 됐다).
 

재시험
75점이라는 커트라인에 재시험을 한 번도 안 보는 사람은 소수이다. 재시험 때문에 총 시험만 열 번 보신 분도 있을 만큼 만만하지 않은 시험이다 (다들 말을 안 하는 것일 뿐이다).

한 과목만 두 세 번 보거나, 재시험 보다가 첫 번째 과목 만료돼서 다시 준비하거나, 1~2점 차이로 여러 번 떨어지는 경우 등 다양한 사례가 있다. 포기했다가 다시 준비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직종을 바꾸지 않는 이상 계속 생각날 수밖에 없다고 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끝까지 하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시작하는게 중요한 것 같다.
 

스터디
게으른 인간이라 오프라인과 온라인 스터디를 함께 진행했다.
 
주말마다 오프라인 스터디에 참여했는데 진도는 맞추지 않고 함께 모여서 각자 공부했다. 같은 자격증을 준비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것만으로도 멘탈 관리에 도움이 되었다.
 
오딧과 비이씨만 온라인 문제풀이 스터디를 진행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공부하는지 배우고 서로 응원하면서 게을러지지 않을 수 있었다.
 
공부 인증만 하는 스터디도 참여했는데 열품타로 다른 사람들이 공부하는걸 보며 정신차리는 계기가 됐다. 놀라울 정도로 끈기 있게 하는 분이 있었는데 그 분 보면서 매일 책상에 앉을 수 있었다 (그 분은 고득점으로 빠르게 끝내셨다). 그 분께 자극 받아서 초반에는 주말에 5시간 겨우 하다가 나중에는 하루에 13시간도 할 수 있었다.
 

시험 예약
시험 예약은 미리 하는 걸 적극 추천한다. 시험 날짜를 잡지 않아서 한 과목만 2년 가까이 준비하시는 분도 봤다.

의지는 돈으로 사는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돈을 지불하고 나면 공부를 하게 된다. 매번 시험 예약을 하고 시간이 부족해서 미룰 생각을 하긴 했지만 그만큼 똥줄이 타서 시험 직전에 몰아치기 공부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일찍 예약해야 점수 발표일과 가까운 날을 잡을 수 있다 (23년 하반기는 24년 개정 때문에 예약 전쟁이었다).

공부한 책들


 
2. 직장인
직장인은 베이스가 전혀 없는 사람을 기준으로 보통 2년 이상, 빠르게 해도 1년 반이 걸린다.
직장을 다니면서 2년 이내에 끝낼 수 있었던 것은 일이 많지 않은 직급이기도 했지만 포기한 것도 많았다.
 

공부시간 확보
신입사원이라 업무가 많지 않았고 칼퇴가 가능한 회사여서 공부시간은 확보할 수 있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직장에 머무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틈새 시간을 활용하려고 했다.
 
공부하려고 출근 시간도 변경해서 남들보다 일찍 퇴근했다 (유연근무제 적극 활용). 돈 내고 챌린지에 참여하면서 평일 저녁과 주말에 강제로 스터디카페에 가게 만들었다.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공부하고, 도시락 싸서 점심시간에 문제 풀고, 화장실 갈 때 휴대폰으로 MCQ 풀고, 퇴근 길에 또 문제 풀고, 시간만 나면 공부 자료를 읽었다. 공부하는 기간 내내 이런 건 아니지만 시험 직전 한 두 달간은 매번 이렇게 했다 (23년은 이게 거의 일상이었다).
 

출근 전 공부


직장생활
공부하는 걸 직장에 말하지 않는게 좋지만 부서에 필요한 자격증이라서 처음부터 밝히고 시작했다. 상사분들이 배려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회식도 좋아하시는데 많이 거절해서 분기에 한 번? 할까말까 했다 (코로나이기도 했다). 휴가도 시험마다 일주일씩 썼는데 공부하려면 좀 뻔뻔해져야 하는 것 같다. 회사 일정 때문에 시험 날짜를 변경한 적도 있지만 휴가를 눈치 안 보고 쓸 수 있는 회사여서 감사했다.  

다른 직장인보다 좋은 환경에서 공부했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도 눈치를 볼 수밖에 없었고 회사에 급한 일이 생기면 공부는 뒷전이 될 수밖에 없었다.

입사하자마자 공부를 했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으면서 직장 다니는게 뭔지 잘 모르겠다. 책이나 Tablet을 가지고 다녀서 가방도 항상 무거웠다. 동료들이 같이 저녁 먹자고 해도 공부 때문에 거절했고, 놀러가자고 하면 안 된다는 핑계 대기 바빴다. 다른 사람들이 여행 다녀오면 부러워하면서 공부했다. 놀러갈 수도 있었겠지만 놀러가면 시험에 떨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5만원만 내면 볼 수 있는 한국시험들만 보다가 차원이 다른 금액을 내면서 시험을 보니 스트레스도 장난 아니었다 (사회초년생 월급으로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러웠다). 스트레스 때문에 생전 없던 위경련이 생겨서 내과에도 처음 가보고, 소화도 잘 되지 않는 나날이었다.
 
중간에 이직 준비도 시도했었는데 공부할 시간이 전혀 나지 않아서 포기했다. 공부하면서 이직하신 분들도 봤는데 준비와 적응하는 기간에는 공부를 전혀 할 수가 없다고 말씀하시기도 했다.

이렇게 온 정신을 시험에 쏟았더니 2023년은 그저 3월 페레, 4월 오딧, 9월 비이씨, 10월 레귤로만 기억된다.
 
 
3. 전념자
전념으로 공부를 한 달만 해서 뭘 말하기가 어렵지만 정신 건강 측면에서 무조건 빨리 끝내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직장인은 그나마 공부 생각을 안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는데 전념은 하루종일 공부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질 않았다. 24년 개정으로 인해 23년 연말은 예약이 꽉차서 떨어지면 일본이나 괌을 가야했고, 개인적으로 내년에 한국에서 시험을 볼 수 없는 상황이라 스트레스가 엄청났다. 이런 생각을 계속 하다보니 하루하루 멘탈이 나가는 시간이었다. 전념으로 공부한 한 달이 직장 다니면서 공부한 21개월보다 힘들었다 (시간이 지나서 미화된 기억일 수도 있다). 
 
 
4. 비용
베이스 없이 처음부터 시작하고 영어에 자신이 없다면 기본 천만원을 생각하고 시작하는게 편하다.
중간에 재시험을 보게 되면 재시험 횟수만큼 +백만원이다. 환율이 중간에 치솟아서 십만원 이상이 올랐을 때는 헛웃음이 저절로 나왔다. 나에게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금액을 모두 알아보고 시작했음에도 짠순이는 결제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5. 활용
경력이 충족되지 않아서 아직 자격증을 취득할 수는 없지만 합격하고 나서 성취감이 장난 아니다.
 
AICPA 시험 합격 후 뭔가 드라마틱하게 바뀐게 있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다. 다만 기회가 보이고 시도해보고 싶은게 많아졌다. 이직 준비를 할 때 일부 합격했음에도 서류 합격률이 높았으며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공부하면서 몰랐던 분야에 대해 알아가며 진로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보았고 그로 인해 해외 대학원에 진학할 예정이다 (회계 경력은 추후에 채워서 자격증을 취득하고 싶다).
 
몰랐던 지식을 채우고, 세상에 열심히 사는 사람이 많다는 걸 알게 되고, 좋은 인연들을 만났다. 지난 2년 간 시간과 돈을 올인했는데 앞으로 이걸 활용하지 못한다고 해도 배운게 많아서 전혀 후회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무조건 추천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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